취직 2000년 3월. 나는 이제 막 3학년이 된 대학생이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중간 정도 성적으로 출석일수가 모자라 간신히 졸업한 것 치곤, 비록 명문은 아니지만 4년제 대학교에 진학한 것을 다행이라 여기며 재학중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이 좋지 않다. 직전 학기에는 한과목을 제외하곤 모두 F 학점을 받아 학사경고를 받았고, 수강신청은 했지만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서 수일 내로 등록을 하지 못하면, 이번 학기는 휴학을 해야 할 판이다. 하지만, 그간 학비로 사용하기 위해 이미 대학생 신분으로 대출 할 수 있는 한도까지 모두 끌어쓴 상황이다. 군대를 갈까도 생각 중이지만, 가출한 동생과 사업 부도로 고생하시는 아버지를 생각하면 그 것도 내키지 않는다. 아버지는 며칠째 집에 안들어오시고, 차비가 없어 집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배가 많이 고프지만 먹을 것이 없어, 이 곳, 50년도 더 된 남부민동 달동네 슬레이트 지붕 밑에서 몇 시간째 누워 있는 건지도 모를 만큼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 있다. 낮이 지나고 잠 못드는 밤이 지나 다시 아침... 핸드폰이 울린다. 핸드폰 요금이 연체된 지 꽤 됐는데 아직은 안끊겼나 보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중앙정보기술의 김성수 이사라고 합니다." 중앙정보기술? 국가기관인가? 나한테 왜 전화한 걸까... "이번에 우리 회사에서 자바로 채팅 서비스를 만드는데, 아르바이트 해 볼 생각 없으신가 해서 전화드렸어요." 회사였군. 그런데, 난 넷츠고에서 채팅을 해본적은 있어도 그걸 어떻게 만드는지는 전혀 아는바가 없었으며 프로그래밍이라곤 학교에서 C언어를 해본게 전부였다. C언어의 학점은 C0를 받았고 아마 내가 최하점이었을거다. 자바라면 HTML에 들어가는 자바(당시엔 자바스크립트와 자바가 다른 것인지 몰랐다.)를 복사해서 붙여넣기 해본 적이 있는 경험이 다였다. "저... 죄송한데, 저 그런거 할 줄 모릅니다." "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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