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대한 나의 자세

어제 한 친구가 나에게 미국에서 살만하냐고 물어봤다. 대답은 "한국보다 훨씬 살만하다" 였다.  대학교 동창이라 나의 두뇌 수준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영어를 해야 하는 이 곳에서 6개월 넘게 살아 남아 는 것에 의아해했다. 다른 모든 과목들과 마찬 가지로 난 단 한번도 진지하게 영어를 공부해 본 적이 없다. 그저 학교 수업시간에 들은 것이 다이고, 내가 특별히 수업에 집중한 타입은 아니었기에 대한민국에선 평균이하가 맞을 것이다. 다음은 시기별 나의 영어에 대한 자세.

  1. 초등학생 때 : 다른 나라 말이 있다는 것도 모르는 애들 보다 낫다.

  2. 중학생 때 : 영어에 대해 고민해 본 적 없다.

  3. 고등학생 때 : 실업계에선 이 정도면 쓸만하다.

  4. 대학생 때 : 공대생이 토익 600 점 정도면 충분하다.

  5. 한국에서 직장 생활 중 : 외국에서 살 것도 아닌데, 글을 읽고 대충 이해할 정도면 돈 버는데 지장 없다.

  6. 지금 : 외국인이니까 좀 못해도 이해해주겠지.


영어 때문에 미국행을 망설이고 있다면 그럴 필요없다. 난 지금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영어만 사용하는 곳에서 일하고 있다. 가끔은 내 할 말을 잘 못해 좀 답답하기도 하지만, 동료들과 대부분의 대화 상대들은 내가 좀 버벅이더라도 귀를 기울이고 이해하려 노력해준다. 내가 그들의 말을 단번에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천천히 다시한 번 더 이야기 해주는 데 망설임이 없다. 미국이란 곳이 이민자의 나라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아주 관용적이다.

나의 영어 수준은 여전히 바닥이지만, 반년전 이곳에 와서 스스로 집을 구하고, 차를 사고, 보험도 들고, 사회보장번호를 받고,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여행도 하며, 친구도 꽤 사귀었다.

정규 교육을 받은 한국 사람에게 미국 생활에서 영어라는 장벽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영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진 않을 것이고, 이대로 즐기며 살 것이다.

댓글

  1. 저도 느끼는 바입니다. ㅎㅎ

    미국 엔지니어들이랑 일하다 보면 가끔 관용어구 같은거 말할 때 친절하게 왜 이런 말을 쓰는지, 뭘 말하고 싶어서 쓰는건지 설명해 줄때도 많죠. 이미 많은 부분을 서로 알고 있기 때문에 척하면 척 알아듣는 경우가 많아서 일하는데는 큰 걸림돌은 되지 않지요.

    제가 일하는 곳은 영어외권 나라의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각 나라 특유의 액센트를 접하는데 인도는 후덜덜해요..

    아직 인도 엔지니어들이 말하는거는 알아듣기 힘들군요.

    태훈씨가 먼 나라에서 잘 생활하고 있으시다니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항상 몸 관리 잘 하세요..

    전 얼마전 건강 검진에서 안 좋은 리포트를 받아서 다이어트를 해야 되는데.. 헐..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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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는 유학생인데 영어가 문제가 되기 보다는 와썹 문화가 좀 적응이 안되더라고요. 지나가다 와썹 화장실에서 와썹 엘레베이터 같이타도 와썹. 심지어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한테도 하이~ 하고. 참 인사성 밝고 좋은 나라인데 이웃들이랑 한마디 섞지않는 서울에서 온 저로서는 진짜 적응이 안되더라고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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